언제 어디서나 누군가에게 눈이 되어주며, 또한 손쉽게 들고 다닐 수 있는 것이 있을까? 바로 스마트폰이다. 스마트폰은 시각장애인에게 새로운 눈이 되어 정보를 찾고, 많은 사람들과 의견을 교환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지식정보화시대에 비장애인과 함께 더불어 시각장애인이 불편없이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도와주는 정말 똑똑한 기기라고 할 수 있다. 안과의사만 세상의 눈을 띄어주는 것이 아니라 IT가 시각장애인에게 디지털 세상의 눈을 띄어주고 있는 것이다.
지난 8월 영국 BBC에서는 스마트폰이 시각장애인의 독립적인 삶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기사를 실었다. 아이폰과 같이 음성 입ㆍ출력, 점자 출력 등 접근성을 고려한 스마트폰 기기의 확산과 장애인을 고려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 많이 개발되어 시각장애인의 생활에 큰 변화를 가져오게 되었다는 내용이었다. 특히 돈을 구별해 주는 앱, 시각장애인의 카메라로 사진을 찍어 올리면 불특정 다수가 해당 이미지에 대한 설명을 음성으로 올려주는 앱, 바코드를 찍으면 음성으로 해당 제품의 정보를 제공하는 앱 등 다양한 아이디어로 개발된 앱들이 시각장애인들에게 새로운 눈이 되어주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의 물결 속에 우리나라 시각장애인은 어떨까? 국내 스마트폰 가입자가 1500만명을 넘고 인터넷 환경이 모바일 기반으로 급속히 변화하고 있으나 장애인의 모바일 정보 접근의 어려움으로 스마트폰 이용률이 극히 낮은 수준이다.
아울러, 스마트폰 기기 제조에서 뛰어난 역량으로 세계를 선도하고 있고, 창의적인 개발자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수많은 앱을 개발하고 있지만, 선진국에 비해 장애인을 배려한 기기와 앱을 찾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국내 스마트폰 기기의 경우 접근성이 충분히 제공되지 않아 장애인들이 이용하기에는 큰 불편이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제조사의 경우에는 장애인을 고객으로 생각하고 이들이 스마트폰을 이용할 때 겪는 애로점을 찾아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앱은 어떠한가? 외국에 비해 장애인의 신체적인 제약을 극복할 수 있도록 장애인의 눈ㆍ귀ㆍ입 등이 되어주는 앱이 부족한 실정이다. 앱을 개발할 때 장애인을 고려하지 않아 장애인들이 사용할 수 없는 앱들이 넘쳐나고 있는 것 또한 현실이다. 이러한 현실을 계속 방치할 경우 모바일 환경은 장애인에게 더 큰 장벽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우리가 웹 등 기존의 정보화 환경에서 스마트폰으로의 이동에서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은 하드웨어 중심의 기기가 아니라 소프트웨어인 앱일 것이다. 이러한 앱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정부에서도 민원처리, 정보제공 등을 위해 다양한 앱을 개발하여 국민에게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장애인에 대한 배려인 애플리케이션의 접근성 문제를 간과하여 신체적 장애로 인해 해당 앱을 이용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우리는 초창기 웹이 장애인을 배려하지 않아 발생한 웹 접근성 문제를 경험했다. 이와 같은 접근성 문제가 지금 앱에서 반복해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에 행정안전부에서는 지난 3월부터 한국정보화진흥원을 주축으로 학계ㆍ산업계ㆍ장애인단체 등의 전문가들과 함께 공공부문 세계 최초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접근성 지침'을 제정하게 되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동등하게 앱을 이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행정안전부에서는 앞으로 모바일 앱 접근성 제고를 위해 정부 및 공공기관 대상 설명회, 교육 등을 추진할 것이며, 올 12월에는 주요 행정기관의 모바일 앱을 대상으로 접근성 실태조사를 실시할 것이다. 또한 모바일 앱 접근성 인식 제고를 위해 스마트폰 제조사ㆍ통신사ㆍ포털사업자 등 주요 민간 기업들과 협력하여 교육ㆍ캠페인ㆍ경진대회 등을 추진할 것이다.
접근성을 준수한 앱은 시각장애인에게 새로운 눈이 될 것이다. 조그마한 관심과 배려가 시각장애인에게는 새로운 희망을 줄 것이라 믿는다. 장애인ㆍ고령자 등 모든 국민이 신체적인 제약 없이 동등하게 모바일 앱을 활용할 수 있는 따뜻한 IT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모두 함께 노력할 시점이라 생각한다.
장광수 행정안전부 정보화전략실장